북한 간부들 "우린 콩나물 대가리"

입력 2015-02-12 11:34 수정 2015-02-12 14:10
최근 북한 사회에서 고위 간부에 대한 숙청이 잇따르면서 간부들 사이에 자신들의 처지를 빗대 '콩나물 대가리'라는 은어가 은밀히 회자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최근 북한 간부들 사이에 ‘콩나물 대가리’라는 은어가 은밀히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넷판은 중국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서 고위 간부들에 대한 숙청 사건이 꼬리를 물면서 일부 간부들이 자신의 운명을 콩나물에 빗대 ‘콩나물 대가리’란 말을 은밀히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이 고위 간부들을 무차별 숙청하는 사례가 잦아지자 일부 간부들은 공포와 비관, 허탈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콩나물 대가리’는 ‘콩나물은 높이 자라는 족족 뽑혀 나간다’는 의미로, “높은 고위층 일수록 숙청될 확률이 높다는 걸 뜻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간부들이 이처럼 자기들의 운명을 콩나물에 비유하는 것은 최근 노동당 부부장급 간부들이 연이어 숙청되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장성택 숙청을 시작으로 북한에서 무시무시한 공포정치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노동당 부부장들이 끌려가 사형당하는 것을 보고 간부들은 두려움에 떨고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

북한은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노동당 행정부 고위관리 2명을 강건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고위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형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해주시당 책임비서 등을 ‘당의유일적영도체제’ 위반으로 몰아 숙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변인선 북한군 총참모부 작전국장과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의 해임설이 떠도는 등 최고위층 내에서는 보이지 않는 숙청사건이 몇 건 더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이처럼 고위 간부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하는 것은 고위층 내에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일대 ‘본때 보이기’로 파악되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