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4분기 600여명의 직원을 내보낸데 이어 지난달 800명의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통보했고 삼성전자도 소리 없이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 측은 “상시적인 인력개선 작업일 뿐 인위적 구조조정은 아니다”라고 부인하지만 직원들은 ‘구조조정 살생부’에 떨고 있다.
12일 일부 매체 보도와 삼성 관계자들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달 800여명의 직원에게 희망퇴직 대상자임을 통보하고 이들 중 일부는 퇴직 후 제일모직으로의 이직을 권유했다.
삼성물산은 희망퇴직 독려를 위해 퇴직금을 지난해 1인당 최대 1억6000만원에서 이번에는 직급에 따라 최소 1억9000만원부터 최대 2억2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 사이에선 직원규모를 5000명 수준까지 줄인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비정규직을 포함해 7795명인데 이 수준으로 줄인다면 앞으로 1000명 이상을 더 내보내야 한다.
삼성물산 구조조정과 관련해 수익악화 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체제를 위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도 소리없이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원사업장내 무선사업부 소속 임원 36명이 퇴임이나 자문역으로 통보를 받으면서 현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선 구조조정 칼바람에 대한 두려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사장단이 절반 이상이나 바뀐 마당에 임직원들에 대한 감원은 정해진 수순이 아니겠느냐”며 “직원들 사이에선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예고편에 불과한 것이고 ‘진짜’는 아직 시작도 안됐을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에선 “IMF가 또 들이닥치나”라는 우려 섞인 반응과 퇴직금 규모를 보고 “중소기업은 한달 월급 퇴직금으로 받으려나. 역시 대기업” “열심히 회사에서 한평생 일해도 나올 때는 2억원씩 모아 나오기 힘듭니다. 생활비 그만큼 쓰니깐요. 퇴직금 2억원이면 고맙지 ㄷㄷ” 이라고 부러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것이 낙수효과. 세금 깎아주니 10조 땅투기에. 직원 밥줄 한방에 날리는 삼성 홧팅"이라며 정부의 친기업 정책을 꼬집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살생부’ 떨고 있는 삼성맨, 퇴직금 2억원 주며 구조조정 칼바람
입력 2015-02-12 11:15 수정 2015-02-12 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