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에서 백색증 환자에 대한 끔찍한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
인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에서 피부 색소가 거의 없는 백색증 환자에 대한 인권 유린이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백색증 환자의 신체 일부를 지니거나 이를 원료로 약을 만들어 복용하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미신이 확산되면서 길거리에서 무차별 공격을 받거나 죽임을 당하고 있다.
백색증은 멜라닌 색소를 합성하지 못해 안구 홍채가 분홍색을 띠거나 피부와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는 질병이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조사에 따르면 탄자니아에서 백색증 환자는 14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백색증 환자의 팔이나 다리 하나는 대략 3000~4000달러(약 320만~430만원), 시신은 7만5000달러(약 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탄자니아에서는 주술사로부터 행운을 구하려는 일부 정치인들이 움직이면서 백색증 인권유린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기간이 되면 정치인들이 백색증 환자들을 찾아 나서기 때문에 백색증 환자들은 바깥출입도 삼가야 한다.
급기야 탄자니아 정부가 환자들을 위한 보육원을 세우고 주술사들을 제재하겠다고 나섰으나 환자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09년에도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었지만 별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백색증 환자 대신 어린이를 제물로 삼고 있다.
올 연말 대선과 총선이 열릴 예정인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도 지난해 12월 이후 적어도 21명의 어린이가 납치된 뒤 대부분 팔다리가 잘려 숨진 채 발견됐다고 지난달 2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어린이 납치가 일부 부패한 사업가나 정치인들이 어린이를 초자연적인 힘에 바치면 부와 권력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미신에서 나온 주술적 의식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현지인들은 전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선거를 앞두고도 어린이 납치 살해가 빈발한 바 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코트디부아르 당국에 어린이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알라산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부인 도미니크 와타라도 "우리의 어린이들이 내버려지지 않도록 하자"고 호소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으악 내 팔·다리”…미신에 스러져 가는 백색증 환자들
입력 2015-02-11 18:13 수정 2015-02-11 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