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극찬한 드라마. 미 워싱턴가의 이야기를 담은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다. 2013년 첫 방송 이후 지난해 시즌2에 이어 오는 27일 시즌 3이 공개된다. 재밌는 것은 드라마가 TV채널을 통하지 않고 웹 드라마 형식으로 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공개된다는 점이다. 13편 시리즈 전편을 한꺼번에 공개하는 것도 특이하다. 넷플릭스에서 현재 이 드라마에 관심을 표한 네티즌은 3000만 명에 달한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만난 ‘하우스 오브 카드’의 존 데이비드 콜스 감독은 “전편을 일제히 공개하고 영화와 비슷한 예술적 촬영 기법을 추구한 게 성공요인”이라며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행사 ‘콘텐츠 인사이트’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미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그레이 아나토미’ ‘웨스트 윙’ 등 다수의 인기작에 참여한 스타 감독으로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2에서 3개 에피소드 제작에 참여했고 시즌3에서는 예술부문 총감독을 맡았다. 미 드라마의 경우 여러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하는 협업이 활발하다.
콜스는 “한꺼번에 모든 시리즈를 공개하는 시도는 ‘도박’에 가까웠지만 결과적으로 어느 시청자나 마음대로 조절해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었다”며 “시청의 권한을 대중에게 돌려줬다는 점이 신선했고 시청패턴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상원의원 프랭크 언더우드(케빈 스페이시 분)와 아내 클레어(로빈 라이트)가 보여주는 권력의 민낯을 드러낸다. 이들이 보이는 배신과 조작, 복수는 인간 그대로의 모습이면서 우리 사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작품에서는 주연 케빈 스페이시와 연출과 기획·제작 등을 맡은 데이빗 핀처 감독의 역량이 빛을 발했다. 스페이시는 직접 알고 지냈던 의원들과 소통하며 정치권 이야기를 세심한 연기로 연결시켰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소셜 네트워크’ ‘나를 찾아줘’ 등 영화 작업만을 해왔던 핀처 감독은 TV시리즈물을 영화의 퀄리티로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콜스는 “미국 정치를 사실적으로 그리기 때문에 어둡고 암울한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호불호가 갈릴 수 있었지만 다양한 반응이 표출되면서 오히려 흥행을 도운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좋은 ‘이야기’의 조건을 물었다.
“제작진들이 어떤 메시지를 담아 전하기보다 시청자들이 열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하며 만듭니다. 좋은 이야기란 시청자들에게 간단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야기가 복잡하면 방향을 잃게 됩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오바마·시진핑이 극찬한 ‘하우스 오브 카드’ 감독 존 데이비드 콜스
입력 2015-02-11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