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11일 여야는 증인·참고인을 불러 부동산 투기와 병역기피 등 주요 의혹에 대한 검증을 진행했다. 이 후보자는 독립 생계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던 차남의 재산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혹 불식에 나섰다. 식사자리 녹음 파일 공개로 청문회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언론외압’ 문제는 언급이 줄었다.
◇증인·참고인 조사=인사청문회에는 분당 토지 매입, 천안 청당동 개발사업, 차남 병역면제 등에 대한 의혹 해명을 위해 14명(4명 불참)의 증인과 참고인이 출석했다. 여야는 이 후보자를 청문회 장소에서 물러나게 한 뒤 증인 신문을 실시했다.
분당 토지 매입과정에 관여한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은 “해당 토지는 투기할 만한 땅이 아니다”라며 “투기라는 것은 아파트가 들어오던지 지하철이 들어서던지 해야 하는 데 그 땅은 그런 게 들어올 만한 자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이 후보자의 장인이 2000년 분당 대장동의 땅을 살 때 함께 근처 필지를 구매했다가 1년 뒤 이 후보자의 장모와 처남에게 다시 땅을 매각한 인물로, 이 후보자의 오랜 지인이다. 강 회장은 이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를 위해 차명으로 땅을 구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는 외환위기 때였다. 3억5000만원이나 하는 돈이 적은 돈이 아닌데 무엇을 믿고 이 후보자에게 차명으로 거래해 주겠느냐”고 답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간사는 강 회장의 증언 태도를 문제 삼으면서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을 안다”고 발언했다가 여당의 반발을 샀다.
◇적극 해명 나선 이 후보자=이 후보자는 전날보다 다소 여유를 찾은 듯 야당의 공세에 적극적인 해명으로 대응했다. 이 후보자는 차남이 분당 토지 20억원, 예금 1300만원, 대출 5500만원을 갖고 있다며 재산을 공개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02년 한나라당의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 당시 입당 대가로 받은 돈으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당시 입당 의원 중 한명인 원유철 의원은 1억8000만원을 수령했다고 인정했다”면서 “원 의원과 같이 이 후보자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최소한 1억5000만~1억8000만원을 지원받았을 것이며, 이 시점이 바로 타워팰리스를 사기 직전”이라고 했다. 그는 자금 출처를 가리기 위해 캐나다에 거주하는 동생으로부터 차용한 것처럼 꾸민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중앙당에서 대선자금으로 5000만원씩 전 국회의원이 다 받았으며 대선 선거운동을 위해 받은 것”이라며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타워팰리스 매입 당시 동생으로부터 2억5000만원을 빌린 경위를 설명하며 “동생이 전날 전화를 해서 ‘내가 국내에 십수억원의 예금을 갖고 있다. 저 그렇게 가난하지 않다고 주장하라’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국정 구상을 충분히 밝힐 수 있도록 설명의 기회를 줬다. 이 후보자는 “자동차세, 주민세는 지방 재정의 필요성 때문에 인상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농어민 지원 대책으로 “농어촌 안전기금을 검토하고 보조금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이완구 후보자 인사청문회-증인.참고인 14명 상대 검증
입력 2015-02-11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