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재협상 막판 힘겨루기

입력 2015-02-11 21:27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이 11일(이하 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그리스 구제금융 재협상 문제를 논의했다. 그리스와 유럽연합(EU) 당국은 팽팽히 맞섰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오는 28일로 끝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10일 전했다.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을 연장하고 추가 지원을 받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어떻게 요구를 하든 우리는 구제금융을 연장해달라고 하지 않겠다”면서 “구제금융과 억압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쇼이블레 장관이 기존 구제금융을 연장하라는 비이성적인 제의를 해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EU 주요 고위 관리들은 그리스의 주장을 받아들이거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용인할 생각이 없다는 강경한 자세로 맞섰다.

이날 쇼이블레 장관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 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에 시간을 더 주거나 유로그룹 회의에서 새로운 합의를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부문 위원장은 “그리스는 유로존에 속해 있고, 유로존에 남아있어야 한다”면서 “그렉시트는 시나리오에 없는 내용이며 ‘플랜 B’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파노스 카메노스 그리스 국방장관은 “유로존과 새로운 채무 협상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할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해 분위기를 더욱 냉각시켰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