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대교 100중 추돌사고] 대형사고 부른 짙은 안개 원인은

입력 2015-02-11 16:47 수정 2015-02-11 20:01

대형 추돌사고가 발생한 인천 영종대교는 사고 당시 습한 대기와 복사냉각 탓에 짙은 안개가 껴 있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11일 “주변에 호수나 강이 있으면 수증기가 증가해 다른 지역보다 복사안개가 쉽게 발생한다”며 “최근 수도권 지역에 내린 눈·비로 대기 중 수증기가 많아진 것도 짙은 안개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영종대교는 양 옆으로 길게 바다를 끼고 있어 안개가 끼기 쉬운 지형이다. 평소에도 이 일대는 해무가 짙게 낀다. 밤사이 기온이 내려간 것도 짙은 안개가 끼는 데 한몫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인천국제공항에는 오전 4시30분부터 10시까지 저시정 경보가 내려졌다. 저시정 경보는 가시거리가 400m 이하일 때 발효된다. 목격자들은 “차량 앞유리까지 안개가 짙게 내려와 앞차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당시 가시거리는 15m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개 때문에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항공편도 잇따라 지연 또는 결항됐다. 이날 코타키나발루를 출발해 오전 7시5분 인천공항 도착 예정이던 이스타항공 ZE502편이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등 7편이 회항했다. 29편의 출발·도착 시간이 지연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앞서 2006년에는 서해대교 북단에서 짙은 안개로 29중 추돌사고가 발생했었다. 1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서해대교 인근에는 100m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안개가 끼었지만 25t 트럭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질주하다 앞서가던 1t 트럭과 부딪쳐 사고가 일어났다.

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