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IS 격퇴전 제한적 지상군 투입으로 선회

입력 2015-02-11 16:02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의해 4번째 미국인 인질이 사망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IS 격퇴를 위해 ‘제한적 지상군’ 투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수해온 ‘지상군 투입 절대 불가’라는 강경 태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르면 11일 IS를 상대로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을 미 의회에 요청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말부터 아랍 동맹들과 함께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를 겨냥한 공습 작전을 진행해왔으나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이라크 침공 당시 의회가 대통령에게 부여한 무력사용권(Use of Military Force Authorization)을 법적 근거로 동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력사용권 승인을 얻어내기 위해 지상군 파병 등 더 적극적인 군사 작전을 요구하는 공화당 내 보수 세력과, 또 다른 전쟁에 반대하는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주장을 모두 반영한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이날 백악관 관리들의 설명을 들은 의회 보좌진들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의 무력사용권 승인 요청안에는 ‘제한적인’ 지상군 투입을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제한적인 지상군 사용의 예로는 수색과 구조작전, 정보수집 작전 등을 들었다. 사용권 요청안의 만기는 3년이 될 것이며 제한된 군사력 사용의 대상은 IS 및 그 연합세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NYT도 ‘지속적인’ 지상군 투입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속적 지상군 투입 금지는 다시 말해 제한적이고 한시적인 지상군 투입은 가능하다는 뜻으로, IS 격퇴 작전의 중대한 전략 변화를 뜻한다.

한편 IS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여성 인질 케일라 진 뮬러(26)의 사망이 확인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인을 대신해 뮬러의 유족에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IS가 지난 6일 뮬러가 금요예배 중 1시간여에 걸친 요르단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한 지 나흘 만에 뮬러의 죽음이 공식 확인된 것이다.

구체적인 사망 시점과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 내에선 IS가 뮬러를 미리 살해하고서 그 책임을 요르단에 떠넘기고자 요르단군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역선전'을 펼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