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에 대해 ‘동의 불가’ 기류로 급선회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부적절 발언이 연일 불거지는 데다, 원만한 대여 관계를 유지해온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문재인 대표로 당 지도부가 교체되면서 분위기가 급변한 것이다.
당 지도부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를 맹비난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문 대표가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포문을 열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주승용 최고위원)”, “리콜 수준이 아니라 불량완구 수준(오영식 최고위원)”이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새정치연합은 애초 ‘프리패스’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이 후보자에게 우호적이었다. 지난달 23일 문 전 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지명된 직후 “모처럼 정치인 출신 총리가 나온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예행연습이 필요 없이 바로 총리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잘 한 선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충청권 의원들은 청문위원에서도 빠지는 등 이 후보자에 대한 지역 여론을 의식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병역면제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이 후보자의 의혹이 제대로 해명되지 않는 데다, 이 후보자가 기자들과 가진 점심 식사에서 나온 부적절 발언이 녹취록을 통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됐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12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자에 관한 당론을 결정키로 했다. 원내지도부는 본회의에서 전원 반대 표결, 전원 표결 불참, 12일 국회 본회의 연기 제안 등 세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가 총리로서 부적격하긴 하지만 총리 후보가 세 번 연속 낙마하는 것도 야당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당이 연일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것도 표결까지 갈 경우 충청권 여론 등에 대해 부담이 적잖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의견수렴을 진행해나가면서 이번 상황을 돌파해나가겠다”며 “대한민국의 장래를 짊어질 총리로서 여론과 언론의 동향이 부적격하다는 상황으로 가고 있음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이완구 보는 시선 확 바뀐 새정치연합
입력 2015-02-11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