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이 만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가 풀려나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청와대 A행정관(5급)은 지난 10일 오후 11시44분쯤 서울 광화문에서 택시를 탄 뒤 자택 인근인 용인시 기흥구 중동에서 택시기사가 잠을 깨우자 기사의 멱살을 잡는 등 폭행했다.
A행정관은 이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택시비 3만7000원도 내지 않겠다며 시비를 벌이다 운전기사의 신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행정관은 파출소에서도 경찰관들에게 “내가 누군 줄 아느냐. 너희들의 목을 자르겠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인 운전기사가 A행정관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공소권 없음’으로 귀가 조치했다.
경찰은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고, 파출소에 연행된 뒤 언행 등은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할 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처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은 들끓고 있다.
네티즌들은 “파면조치하고 엄벌해야 한다. 부패한 국가답다” “갑질의 표본이로세. 정말로 이 정권은 가지가지 하시네요” “청와대 십상시, 문고리 3인방, 골프접대, 음주폭행. 밑둥치가 다 썩고 있네요” 등의 댓글을 올렸다.
이완구 총리후보자의 언론 외압 논란과 연관지어 “여기도 저기도 ‘목’ 자르겠다는 쓰레기들이 많네요. 기자 목도 자르고, 경찰관 목도 자르고”라는 반응도 올라왔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내가 누군지 아느냐? 경찰들 목을 날릴 수 있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 목숨 줄을 잡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이다. 바로 이 행정관의 행동과 말이 지금의 청와대다. 택시 기사 등 이 나라의 서민들을 완전히 졸과 노예로만 보며, 조현아 등 재벌과 부자들에겐 굽실굽실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내가 누군줄 알아?” 만취한 청와대 행정관, 택시기사 폭행하고도 풀려나
입력 2015-02-11 14:09 수정 2015-02-11 1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