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줄 알아?” 만취한 청와대 행정관, 택시기사 폭행하고도 풀려나

입력 2015-02-11 14:09 수정 2015-02-11 14:17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방송화면 캡처

청와대 행정관이 만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가 풀려나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청와대 A행정관(5급)은 지난 10일 오후 11시44분쯤 서울 광화문에서 택시를 탄 뒤 자택 인근인 용인시 기흥구 중동에서 택시기사가 잠을 깨우자 기사의 멱살을 잡는 등 폭행했다.

A행정관은 이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택시비 3만7000원도 내지 않겠다며 시비를 벌이다 운전기사의 신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행정관은 파출소에서도 경찰관들에게 “내가 누군 줄 아느냐. 너희들의 목을 자르겠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인 운전기사가 A행정관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공소권 없음’으로 귀가 조치했다.

경찰은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고, 파출소에 연행된 뒤 언행 등은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할 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처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은 들끓고 있다.

네티즌들은 “파면조치하고 엄벌해야 한다. 부패한 국가답다” “갑질의 표본이로세. 정말로 이 정권은 가지가지 하시네요” “청와대 십상시, 문고리 3인방, 골프접대, 음주폭행. 밑둥치가 다 썩고 있네요” 등의 댓글을 올렸다.

이완구 총리후보자의 언론 외압 논란과 연관지어 “여기도 저기도 ‘목’ 자르겠다는 쓰레기들이 많네요. 기자 목도 자르고, 경찰관 목도 자르고”라는 반응도 올라왔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내가 누군지 아느냐? 경찰들 목을 날릴 수 있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 목숨 줄을 잡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이다. 바로 이 행정관의 행동과 말이 지금의 청와대다. 택시 기사 등 이 나라의 서민들을 완전히 졸과 노예로만 보며, 조현아 등 재벌과 부자들에겐 굽실굽실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