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인질로 붙잡혀 있다가 숨진 것으로 확인된 미국인 여성 구호활동가 케일라 뮬러(26)의 편지가 공개됐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뮬러는 숨지기 전인 지난해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시일이 아무리 길어지더라도 나는 무너지거나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감옥에 있더라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강인한 면모를 보였다.
또 가족들에게 자신의 석방 협상이 의무나 짐이 되지 않길 바란다며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다른 선택지가 있다면 그것을 택하라고 말했다.
뮬러는 안전한 곳에서 몸무게까지 늘어가며 건강히 있다고 가족들을 안심시키면서도 매일 고통과 희망에 대해 노래한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생각할 시간이 아주 많아서 내가 해야 할 가족과의 첫 캠핑, 공항에서의 첫 만남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다”며 “마치 10년은 떨어진 것처럼 모두 너무 그립다”고 가족에 대한 애정을 담았다. 일부 삭제되기는 했지만 “(동료 수감자들에게) 우리 가족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으니 그들의 조언을 받으라”며 IS에 대해 잘 알고 있을 수 있는 인물과 연결책을 언급한 부분도 편지에 담겼다.
이 편지는 지난해 봄 동료 수감자를 통해 가족들에게 전달됐다. IS는 앞서 지난 6일 요르단의 공습으로 건물이 무너져 뮬러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사실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날 뮬러의 사망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무너지거나 항복하지 않을 것” IS에 살해된 미국인 인질 생전 편지 눈길
입력 2015-02-11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