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정원, 세금이 아깝다”…안철수 룸살롱 댓글작전은 국정원 작품

입력 2015-02-11 09:32
JTBC방송화면 캡처

대선을 몇 달 앞둔 지난 2012년 8월. 갑자기 ‘안철수 룸살롱’이란 단어가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의사이자 컴퓨터 보안업체 사장 출신의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는 술을 못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룸살롱’이라니 안 후보를 잘 아는 지인들은 의아해했지만 소문은 SNS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다.

박근혜 당시 후보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된 2012년 8월 20일 바로 다음 날 벌어진 일이다.

안 후보는 한 방송에서 단란주점이 뭔지도 모른다고 말했지만, 이후 월간지에서 룸살롱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슈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알고 보니 실시간 댓글 작업에 나선 국가정보원 작품이었다.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은 ‘안철수 룸살롱’이란 단어가 포함된 글과 칼럼을 트위터에 올리고 확대 재생산했다.

대선에서 안 후보를 불리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국정원 직원들은 문재인, 안철수 두 야당 후보의 단일화 시점인 2012년 11월에도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일반 네티즌인 것처럼 “아름다운 단일화는 말도 안 된다”는 글들이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9일 1심에서는 증거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이런 트위터 글을 증거로 채택하면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JTBC는 260쪽에 달하는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10일 보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공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네. 부정선거 맞네”

“도대체 이런대도 1심 판사가 무죄를 선고한 근거는 무엇인가? 그 1심 판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했는가 궁금하네. 당시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염두에 두고 내린 판결이니 어쩌니 말이 많았는데”

“딱 우리 국민 수준이 당할 처지다. 거짓말 안한다고 그리 말해놓고는 거짓 정부가 되어버렸구만. 완전히 쇼였네. 국정원이 민주주의를 해쳤다”

“참 저렴하다. 국가 최고 안보기관이 하는 짓이 이렇게 저렴하다니”

“댓글부대 지원금으로 복지에 써라”

“정말 최악 수준이네. 댓정원이라니…내 세금이 아깝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