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중 기업 몫 커졌지만 주머니에 꿰차고만 있어”

입력 2015-02-11 09:49
국민소득 중 가계의 몫은 갈수록 줄고 있는 반면, 기업은 돈을 풀지 않고 주머니에 꿰차고만 있다.

11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개인총처분가능소득(PGDI)을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값은 1975년 77.6%에서 2013년 56.1%로 크게 줄었다. PGDI는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GNI에서 기업(비영리단체 제외)과 정부 몫인 기업수익, 세금, 사회보험부담금 등을 빼서 구한다. 국내총생산(GDP)에 국외수입을 더한 GNI가 실제 국민소득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한국은행이 2013년 도입한 수치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GNI 대비 PGDI는 국민총소득 중 가계에 돌아오는 비중을 보여주는데, 이 수치는 1975년부터 쭉 하락세”라며 “가계 저축률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 저축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곽 연구원은 “1975년 이후 가계 실질구매력과 기업 저축률은 역행하는 모습”이라며 “국민소득 중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지만 돈을 풀지 않고 주머니에 꿰차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수준에서 괴리가 더 확대되면 기업과 가계 간 불평등 문제가 커진다”면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환원정책으로 기업이 가계에 소득을 돌려줘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