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은행 ‘탈세 방조’ 사태에 국가수반까지 연루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오라시오 카르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이 허위 주소로 HSBC 은행에 비밀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일간지 ABC 콜로르에 따르면 카르테스 대통령은 HSBC 은행 제네바 지점에 비밀계좌를 만들면서 신분을 감추려고 브라질 주소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카르테스 대통령은 과거 기업인 시절 ‘캄비오스 아맘바이’라는 회사를 세우면서 HSBC 은행에 2개의 비밀계좌를 개설했다. 그는 이 비밀계좌로 돈을 빼돌리다가 1989년 외환관리법 위반과 채무 회피 혐의로 사법 당국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이후 1991년에는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6943MA’라는 명칭과 브라질 주소를 사용해 새로운 비밀계좌를 추가 개설했다.
지난 2013년 4월 대선에서 중도우파 콜로라도 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카르테스 대통령은 대선 출마 당시 그는 20여 개 업체를 거느린 파라과이의 대표적인 재벌로 꼽혔다. 파라과이의 유명 프로축구클럽 리베르타드(Libertad)도 그의 소유다.
그는 마약조직과 돈세탁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았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010년 1월 미국 국무부 외교문서에 따르면 카르테스 대통령은 마약 거래로 모은 돈을 세탁하는 네트워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HSBC의 PB(개인자산관리) 조직이 부유한 고객들의 대규모 탈세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남미에서는 브라질의 계좌 수가 8천667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파라과이 대통령도 ‘HSBC 비밀계좌 보유’ 논란
입력 2015-02-10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