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텃밭 중동에서 중남미·아시아로

입력 2015-02-10 20:18
해외건설 수주 텃밭이 중동에서 중남미로 바뀌고 있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대형 건설 프로젝트 발주를 줄줄이 연기하는 반면 신흥국이 몰려 있는 중남미 국가들은 인프라 개발에 의욕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해외건설 수주액이 60억2000만 달러(6조5000억원)로 지난해 1월과 비교해 61%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국가들의 어려운 자금 사정과 엔저로 수주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거둔 ‘깜짝’ 실적이라고 국토부는 평가했다.

신시장으로 주목받는 중남미·아시아 지역의 수주액이 전체의 97.8%를 차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 1월 수주 실적이 6000만 달러에 그쳤던 중남미는 올해 38억5000만 달러로 전체의 64.0% 점유율을 차지하며 새로운 텃밭으로 떠올랐다. 아시아 지역의 수주액도 16억4000만 달러에서 20억4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베네수엘라 메가 가스 프로젝트(26억2000만 달러), 베트남 응이손 2 석탄화력발전소(16억5000만 달러) 등이 수주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 점유율의 51%를 기록했던 중동은 0.6%로 추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에서 잇따라 주요 프로젝트 입찰이 지연된 여파다.

송석준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올해 해외건설 시장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수주 여건이 좋지 않은 편이지만 신시장 개척과 공사종목 다변화를 위해 정책적 지원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올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해외 진출 건설사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