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삼위일체'주문...김기춘실장은 불참

입력 2015-02-10 16:36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와의 10일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이번 회동은 청와대가 전날 오후 늦게 제안한 것을 새누리당이 수용함에 따라 성사됐다. 이날 만남은 최근 선출된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신임 지도부와의 상견례 성격도 띠었다.

당초 김무성 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모두 비박(비박근혜)계인 만큼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참석자들은 “회의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화기애애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회동의 주 화제는 단연 경제 살리기와 당청 간 소통이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앞으로 자주 만나서 소통하자”는 취지의 언급에 여당 지도부가 대환영하는 분위기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회동에서 “오늘 이렇게 세 분을 뵙게 돼서 반갑다. 먼저 원내대표님, 정책위의장님 축하드린다”며 “김무성 대표님과 두 분이 힘을 잘 합하셔서 당도 잘 이끌어 주시고, 청와대와 정부하고의 협력이 원활하게 되도록 잘 협력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당정청이 새롭게 호흡을 잘 맞추고 삼위일체가 돼서 함께 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좀 지났습니다만 생신 축하드린다”고 했고, 유 원내대표도 “경선하던 날 대통령 생신이셔서,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고 축하메시지를 건넸다.

다만 박 대통령의 현안 협조 당부에 대해서는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다소 입장 차이를 보였다. 김 대표는 전날 박 대통령의 증세론 비판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 국회에서 제대로 뒷받침 못해 드린 것 같아서 죄송스런 마음도 있다”고 화답했다. 반면 유 원내대표는 “저희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최근에 야당을 설득하지 않고는 통과되는 게 없고, 야당도 원하는 게 있다”고 했다. 이어 “야당 원내지도부를 설득해서 경제 활성화 법안, 공무원연금 개혁을 최대한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야당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날 회동에는 곧 퇴진할 것으로 보이는 김기춘 비서실장은 배석하지 않았다. 김 실장이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회동에 배석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