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집트 방문… 러시아-이집트 ‘反 유럽 무기 동맹’ 강화 움직임

입력 2015-02-10 16:27
AFPBBNews=New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집트를 10년 만에 공식 방문한 가운데 러시아가 이집트와 ‘반(反)유럽 동맹’을 맺고 중동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전날 이틀 일정의 이집트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면서 “양국 정상들은 더욱 끈끈한 관계를 약속하고 여러 안보 문제를 논의하려는 공통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집트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등과 시리아 내전, 예멘 사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더불어 양국간 무역에서 더 이상 미국 달러를 사용하지 않고 현지 통화를 사용하는 방안을 이집트에 제시했다. 두 정상은 이집트가 옛 소련권 경제통합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에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사회는 러시아와 이집트 정상의 이번 만남을 두고 양측이 대규모의 무기 거래를 기반으로 비협조적인 서방에 맞서는 ‘동맹관계’를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BC는 “푸틴 대통령은 공식 방문에 앞서 이집트를 ‘러시아의 충실하고 오래된 파트너’라고 표현했으며, 러시아 현지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두 나라의 교역이 전년 대비 50% 늘어났다’고 양국의 돈독한 관계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양국이 이집트에 대한 미국의 무기 공급 중단 문제를 상의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이집트 정부의 열렬한 환영 분위기도 비중있게 다뤘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지 언론들이 푸틴 대통령을 이 시대의 영웅’이라고 칭송했으며, 카이로 시내의 온 거리를 푸틴의 포스터로 도배하고 아랍어 러시아어 영어로 된 환영 인사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두고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를 비롯해 이슬람권에 무기 계약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도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데 필요한 무기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이집트에 20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