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공모한 ‘좋은 목적의 드론(무인비행기)’ 글로벌 경진대회에서 스위스팀인 플라이어빌리티(Flyability)가 개발한 ‘짐볼(Gimball)'이 수상작으로 최종선정됐다.
우승 상금 100만달러(11억원)를 내걸어 개발자들을 자극했던 이 대회는 재해현장이나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지대나 해상 등에서 쓰임새가 많은 출품작들을 대거 끌어냈다.
UAE 정부는 10일(현지시간) 경진대회 홈페이지(www.droneforgood.ae)에서 수상작을 발표하면서 “짐볼을 비롯해 앞으로 유용한 목적의 드론이 인류의 미래에 상당히 긍정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회에는 57개국 800개팀이 참여했다.
짐볼은 1년 전 베타버전이 개발된 뒤 그동안 실용화 작업을 거쳐 이번에 심사위원들에게 성공적인 비행을 펼쳐보이면서 단연 최고의 드론으로 꼽혔다. 이 드론은 기존 드론에 탄소섬유 뼈대를 축구공 모양으로 에워싼 형태다. 뼈대 속에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는 원형 축 2개를 넣었고, 여기에 드론을 갖다붙여 비행 중 뼈대가 장애물에 부딪혀도 원형축이 회전하면서 드론을 계속 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드론 내부에는 균형을 맞춰주는 자이로스코프와 나침반 등도 설치됐다.
플라이어빌리티팀은 짐볼로 탄광 갱도나 잔가지가 많은 숲속, 붕괴된 건물의 좁은 공간 등을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팀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과 같은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나 좁은 곳, 장애물이 많은 곳을 자유롭게 찾아다닐 수 있는 게 짐볼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크기를 작게 하면 아주 좁은 공간도 비행할 수 있다. CNN은 짐볼에 대해 “충돌에 끄떡없는(Crash-Proof) 획기적인 드론”이라고 평가했다.
경진대회에서는 소금 입자를 살포해 공항 등의 안개를 없애주는 드론이나, 물 위에 착륙해 해상오염이나 적조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드론, 구조장비 운반용 드론 등이 선보였다. 드론과 로봇의 경계도 사라져 사실상 드론이 ‘날개 달린 로봇’의 역할을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충돌해도 계속 날아다니는 신기한 드론, 100만달러 상금 받아
입력 2015-02-10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