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초중고생 북한 포격 기억 치유 위해 대피소에서 이색졸업식

입력 2015-02-10 16:12
북한 포사격에 대비해 만든 대피소에서 10일 열린 인천 옹진군 연평도 초중고생들의 졸업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 옹진군 제공

인천 옹진군은 연평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북한의 포사격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대피호에서 이색 졸업식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연평도 섬마을의 연평 제1대피소에서 열린 졸업식에는 주민들과 학생들이 참가해 새로운 세상으로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연평도 포격 이후 북한의 기습 공격 시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연평도 곳곳에 만들어진 7개의 현대식 대피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연평 제1대피소에서 졸업식이 진행된 것이다.

이곳은 540여명이 대피할 수 있는 대피소로 화생방 가스 여과기와 냉난방 장치, 비상 발전기와 위성전화도 갖춰져 있다. 북한의 어떠한 공격에도 견뎌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졸업식에서는 유치원생 10명, 초등학생 15명, 중학생 6명, 고등학생 9명 등 모두 40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특히 이번 졸업생 중 이승렬군은 1979년 연평고 개교 이후 최초로 서울대학교를 진학하는 쾌거를 이뤄 졸업식을 더욱 더 빛나게 만들었다.

조윤길 옹진군수는 “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이겨내고 불안과 긴장이 상존하는 여건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온 졸업생들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옹진군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