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가 최근 강제 철거를 집행하다 중단된 대규모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에서 고급 돌침대와 골프채, 양주·와인 수십병이 발견됐다고 뉴시스가 10일 보도했다.
강남구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철거 현장에서 주민자치회관 내부가 공개됐다. 1층은 주민회관으로, 2층은 주민자치회 특정간부 주택으로 사용되는데 2층에서 고급 돌침대, 양주 등 호화 가구와 소품 등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이 매체에 “2층 주택은 약 40평 규모로 기름보일러가 설치돼 있고 고급 외제양주와 와인 수십병이 진열장에 진열돼 있었다”며 “골프채, 대형 멀티비전과 고급 돌침대, 고가 도자기 등이 놓여 있어 마치 호화 별장을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강남구가 제공한 사진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강제철거에 나선 구청 및 용역업체 직원들은 단열도 되지 않은 2~3평 정도의 열악한 공간에서 어렵게 사는 구룡마을 주민들의 다른 주거시설과 판이하게 달라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강남구 측은 “확인 결과 이들 중 4가구는 임대주택으로 이주했고 2가구는 자진 이전하는 등 지난달 31일자로 이재민 전원이 모두 이주했다”며 “주민자치회관에 거주하는 다른 주민들은 없고 주민자치회 특정 간부 한 사람이 2층을 주택과 사무실로 무단점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앞서 지난 6일 오전 7시50분쯤 주민자치회관으로 사용되는 농수산물 직거래용 가설점포를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시작했지만 법원의 결정으로 2시간 반 만에 중단했다.
서울행정법원은 구룡마을 토지주들로 구성된 ㈜구모의 신청을 받아들여 철거작업을 13일까지 잠정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구청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철거를 강행하자 전날 밤부터 모여든 주민 100여명의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통진당 지도부와 비슷하군요" "서민들의 투쟁이라고 해놓고 대부분 투쟁단체 지도부는 각종 지원금으로 서민이 아닌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자들"이라는 댓글을 달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구룡마을 자치회관은 호화별장?”…골프채, 양주 가득
입력 2015-02-10 15:53 수정 2015-02-10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