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너만 뜨냐! 고구마 나도 뜬다!”
과자 세상에선 감자가 큰소리치는 요즘 채소 세상에선 고구마가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6년간 연간 채소 매출을 살펴본 결과, 올해 처음으로 고구마가 채소 중 매출 1위를 차지하며 왕좌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채소 매출 1위는 양파가 독차지했다. 지난해 처음 파프리카가 양파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으나 그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올해 초 고구마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고구마는 5년 전만 해도 5위에 그쳤으나 해마다 순위가 상승하다 올해(1~2월 누계) 드디어 양파, 고추, 파프리카 등을 제치고 당당히 1위 자리를 꿰찼다. 고구마 매출은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23.2% 신장한 데 이어, 2월에도 72.6% 늘었다. 롯데마트의 1월 채소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5.9% 감소했고, 대표 채소인 ‘양파’가 18.4%, ‘시금치’가 14.5% 하락한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보통 고구마를 단순히 쪄 먹던 것에 그치지 않고, 삶아서 반 건조 상태로 말린 ‘고구마 말랭이’를 간식으로 즐기는 수요도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에서 ‘반건조 고구마’는 월 평균 1만여 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올해(1월~2월 8일까지) 들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배(647.1%) 넘게 신장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보통 1~2월에는 양파, 시금치 등 설 제수용 채소 수요가 많아지는 때임을 감안하면 올해 고구마의 폭발적인 신장세는 이례적인 것”이라면서 “최근 웰빙 먹거리 추구로 가정에서 직접 간식과 스낵을 만들어 먹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 매출 급등의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건조 고구마는 아이들 웰빙 간식으로 주부들이 선호하고, 휴대성과 보관이 용이해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조정욱 롯데마트 채소팀장은 “주로 노년층이 즐기던 반건조 고구마가 아이들 간식,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끌며 고구마가 국민 채소 자리에 올랐다”며, “관련 품목을 강화하고 저렴하게 맛볼 수 있도록 행사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12~18일 ‘밤 고구마(1.5㎏/1박스)’를 5900원에, ‘반건조 고구마(150g/1봉)’를 3900원에 시세 대비 2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과자 세상에선 감자, 채소 세상에선 고구마가 큰소리
입력 2015-02-10 1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