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에서 페널티박스 한 쪽만 보이는데 돈을 내라고? 그것도 6만원이나?”
잉글랜드 프로축구 퀸즈파크 레인저스가 상술 논란에 휩싸였다. 중계방송 부스로 시야를 가려 경기를 볼 수 없는 관중석의 입장권을 작지 않은 금액으로 판매해 축구팬들의 공분을 샀다.
10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우스햄튼 서포터스인 샘 화이트는 지난 8일 영국 런던 로스터프 로드에서 퀸즈파크 레인저스를 1대 0으로 제압한 2014~2015시즌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원정경기를 관전하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좌석의 시야 때문이었다.
화이트의 좌석에서는 페널티박스 한 쪽만 보였다. 그라운드의 4분의 1만 관전한 셈이다. 그라운드의 중원과 맞은편 페널티박스는 중계방송 부스에 가려졌다. 로스터프 로드에서 보낸 전후반 90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으로 남고 말았다.
사우스햄튼 미드필더 사디오 마네(23·세네갈)의 후반 추가시간 2분 극적인 결승골도 맞은편 페널티박스에서 터졌다. 화이트는 이 순간을 목격하지 못했다. 동료 서포터스의 환호와 박수로 결승골을 넣은 사실을 알았다.
입장권 가격은 38파운드(6만3000원). 프리미어리그 입장권 가격은 구단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0만원 안팎이다. 화이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입장권을 구입하면서 좌석의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시야를 대부분 가릴 수준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화이트는 퀸즈파크 레인저스에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퀸즈파크 레인저스는 챔피언십(2부 리그)을 수시로 오가는 프리미어리그의 하위권 팀이다. 중간전적 5승4무15패로 20개 구단 가운데 19위다. 박지성(34)이 2012년 7월부터 한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마지막으로 뛰었던 팀도 퀸즈파크 레인저스다.
입장권과 중계권 가격이 상승하는 프리미어리그로 진입하면서 경기장 시설의 전반적인 보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구단주인 토니 페르난데스(51·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 회장은 투자를 아끼고 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조롱이 나왔다. SNS에서는 “언제나 하부 리그로 내려갈 준비를 하는 퀸즈파크 레인저스” “1파운드씩 지불할 때마다 그라운드를 조금씩 더 보여주는 스트립쇼 축구” “페르난데스가 관중석을 둘러보지도 않고 구단을 인수했다는 증거”라는 의견이 나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이 관중석이 6만원입니다… “돈 더 내면 더 보여주게? 스트립쇼냐?”
입력 2015-02-10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