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출소 선생님들께” 감사편지 쓰기 위해 한글 배운 80대 할머니 감동 사연

입력 2015-02-10 12:31 수정 2015-02-11 16:06
전남경찰페이스북 캡처

“팥출소 선생님들께”

80대 할머니가 자신의 아들을 구해준 파출소 경찰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뒤늦게 한글을 배워 쓴 손편지를 보내 감동을 주고 있다.

10일 전남경찰 페이스북에는 '할머니가 생애 첫 편지를 쓰게된 사연'이라는 제목과 함께 손편지가 담긴 사진과 사연이 공개됐다.

편지를 쓴 주인공은 전라남도 고흥군 대서면에 사는 80대 할머니.
정신질환 증세가 있는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할머니는 지난해 겨울 갑작스런 아들의 발작증세에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아들은 즉시 달려와준 대서파출소 경찰관 덕분에 응급처치를 받고 빠르게 회복했다고 한다.

이후 할머니는 대서파출소 경찰관들에게 고마움을 꼭 전하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고 지난 6일 편지 한 통과 쑥떡, 콩가루, 들기름을 들고 파출소로 찾아와 수줍게 건넸다.

“팥출소 선생님들께”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할머니는 “2014년 어느 날 몸상태가 안 조아 말성을 부리던 아들을 팥출소 근무하신 선생님들께서 느즌 밤인대 불구하고 우리 아들을 안정식이면서 팥출까지 대려다가 밤새도록 보살펴주시고…글이 말이 안돼더라도 감사하다는 마음이람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대서파출소 경찰관들은 "맞춤법도 틀리고 어설픈 문장도 많은 편지였지만, 이를 쓰기 위해 오랜 시간 연습했을 할머니의 모습이 아른거려 마음이 찡했다"라며 감동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