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외국인 여성 대상 성폭행 범죄 잇따라…일본 여성 또 피해+네팔인 여성 살해된 채 발견

입력 2015-02-09 23:10
인도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인도 NDTV는 20세 일본 여성이 관광 가이드를 자처한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에 따라 경찰이 이 남성을 추적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남성은 전날 북서부 라자스탄 주 주도 자이푸르에서 만난 이 여성에게 오토바이로 시내를 안내해주겠다고 접근해 자이푸르에서 60여㎞ 떨어진 마을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피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이 남성이 준 음식에 약물이 섞여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인도 동부 보드가야에서도 23세 일본인 여성 연구원이 관광가이드를 포함한 인도 남성 5명에게 3주간 감금돼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지난 4일에는 북부 하리아나 주 로탁에서 지적 장애로 인도에 와서 치료받던 네팔 출신의 28세 여성이 벌거벗고 신체가 훼손된 채 길옆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여성의 시신은 두 팔과 왼쪽 신체 일부가 훼손된 채 발견돼 현지 주민들은 그 참혹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인도 경찰은 이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남성 8명을 체포했으며 9번째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 달 전부터 여성과 함께 인도에 와 있던 이 여성의 언니는 시신이 발견되기 3일 전인 지난 1일 동생의 실종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여성 단체 회원 수백 명은 8일 뉴델리에서 경찰의 늑장 대응을 성토하는 시위를 벌였다.

인도에서는 2012년 12월 한 여대생이 남자친구와 함께 뉴델리 시내에서 심야 버스를 탔다가 운전자 등 6명에게 집단 성폭행당해 숨지면서 전국적인 성폭력 반대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후 정부는 성폭력 피해자 사망 시 가해자에게 최고 사형을 내릴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하고 일선 경찰서에 성폭력 담당 여성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의 조치를 했지만 성폭력 범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NCRB) 자료에 따르면 인도 전역에서 발생한 성폭력 범죄는 2012년 2만4923건에서 2013년 3만3707건으로 늘어나 하루 평균 92.3건 꼴이었다고 현지 일간 힌두스탄타임스는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