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이자 최대 원유국 나이지리아가 국제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러운 선거 연기가 나이지리아 투자자들에게 설상가상의 악재가 될 전망이다.
선거연기 선언 직후 나이지리아 주가지수는 우크라이나에 이어 세계 최악이었으며 환율도 지난 6개월간 사상 최저인 17% 폭락했다.
르네상스 캐피털, 스탠다드차타드를 포함한 은행과 브로커에 따르면 선거연기 후 주가와 환율은 국채와 함께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나이지리아 경제수도 라고스에 있는 금융자문회사 파이낸셜 디리버티브의 최고경영자 비스마르크 르와네는 8일 “나이지리아 국가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시장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반응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확장함으로써 선거 결과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3조 나이라(약 73조 원)에 달했던 나이지리아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이후 50% 넘게 하락한 원유가로 지난 6일 9조 4000억 나이라로 곤두박질쳤다.
나이지리아 주가지수는 지난 6개월간 달러 기준으로 41% 폭락, 디폴트 위기에 처한 그리스보다 더 떨어졌다. 나이지리아 화폐 나이라화 가치도 급락, 전례없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은행 간 시장에서 나이라는 달러 대비 12% 하락,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아프리카 24개국 중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초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나이라화에 대해 8% 평가절하를 단행한 바 있다. 이런 여건을 반영,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해 12월 17일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기존 6.4%에서 5.5%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전문가 아요데지 에보는 “우리는 선거가 끝나고 기업들이 3월 연간실적을 발표한 이후 일부 주가가 다시 회복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선거 연기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일 보코하람의 공격 때문에 오는 14일로 예정됐던 대선과 총선을 3월 28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야당은 이 조치가 아프리카 최대 원유 수출국의 수입에 강타를 날린 국제유가 하락으로 위축되고 있는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나이지리아 선거 연기로 주가·통화 가치 폭락
입력 2015-02-09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