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일본 해상자위대서 숨진 한국인 유족 “타살” 주장

입력 2015-02-09 16:39

일본 대마도 여행 중 해상자위대 시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송모(53·서울 서대문구)씨의 유족이 ‘타살 가능성’을 주장하며 한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송씨의 형(58)은 9일 부산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타살로 의심할 수 있는 정황 증거가 충분한데도 일본 현지 경찰의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며 부산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송씨는 지난해 12월 26일 부산에서 친구들과 여객선을 타고 대마도로 이동한 뒤 대마도 남쪽 이즈하라항 인근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고 헤어진 후 실종됐다.

송씨는 30일 오전 실종 장소로부터 500m 떨어진 일본 해상자위대 건물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일본 경찰은 29일 송씨의 상의 점퍼를 이즈하라항 선창 부두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경찰은 시신을 부검한 뒤 송씨가 음주 후 바다에 빠진 뒤 추위를 견디지 못해 해상자위대 건물로 들어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외상성 상해’로 사망했다는 판정을 내렸다.

넘어져 머리 부분을 다친 것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자위대 시설은 혼자 들어갈 수 없는 구조”라며 “하루 전 바다에서 발견했다는 외투 역시 바닷물에 빠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족과 동행했던 친구 등은 “옷이 모두 벗겨진 상태로 이불을 덮고 있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머리와 귀에 난 상처, 갈비뼈 골절 상태 등 다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집단 구타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송씨의 형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외부에서 구타를 당한 후 자위대 시설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유족이 공식적으로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에 외교 경로로 일본 경찰에 공조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