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사들의 엑소더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중한 업무 부담에 낮은 연봉 수준이 원인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언론을 종합해 9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08~2012년 베이징 법원에 2053명의 판사가 신규 임용됐지만 이 중 17%에 해당하는 348명이 퇴직했다. 장쑤성의 경우 2008~2013년 퇴직 판사는 2000명에 이르고, 광둥성은 같은 시기 1600명이나 그만뒀다. 베이징 법원은 특히 2007년 신규 임용된 판사들의 5년 근무연한이 끝난 2013년 이후부터 두뇌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베이징에 근무하는 34세 이하 공무원 2000여명에 대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조사 결과, 60% 이상이 평균 4530위안(약 79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동년배들보다 넉넉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에서 판사로 일하고 있는 우저밍(가명)은 경제관찰보에 “좋은 직업은 생계를 책임지고, 가족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지난 5년간의 판사 생활은 이러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1개월 동안 260건의 사건을 처리했다”면서 “업무 부담으로 생활에 여유를 찾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베이징의 판사들은 한해 평균 160건을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평균의 2.7배에 달하는 수치다. 많은 판사들은 30만 위안(약 5200만원)의 연봉이 보장되는 로펌을 택하고 있다. 일부 지방 법원들은 임금 인상과 사택 제공 등의 당근책을 써보기도 하지만 이직 행렬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베이징의 판사의 경우 퇴직을 위해 2개월 동안 거짓으로 우울증을 앓는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고 SCMP는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낮은 보수 과중한 업무… 중국 판사 10명중 2명이 옷벗는다
입력 2015-02-09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