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국 재무장관, 중국서 일제 만행 비판

입력 2015-02-09 15:00

1970년대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역임한 독일 태생의 유대인 미하일 블루멘탈이 중국을 방문해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만행을 비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9일 보도했다.

올해 89세인 블루멘탈은 지난 7일 중국 상하이(上海)의 유대인 난민기념관을 방문해 2차 대전 기간 자신의 상하이 피난생활을 떠올리며 "당시 일본군은 파괴자의 이미지였다"고 비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유럽에서 나치의 학살을 피해 1933~1941년 여객선을 타고 상하이로 피난한 수만명의 유대인 가운데 한 명인 블루멘탈은 "일본이 상하이를 점령한 뒤 우리에게 준 인상은 매우 나쁜 것이었다"면서 "수차례 폭격을 당한 우리는 중국인들과 힘을 합쳐 무고한 희생자들의 유해를 수습하고 부상자를 구조했다"고 회상했다.

일본군은 1943년 2월 상하이 훙커우(虹口) 티란차오(提籃橋) 지역에 ‘무국적 난민 한정거주구역'을 설치하고 2만여명의 유대인을 수용했다.

블루멘탈은 "당시 똑같이 도탄에 빠진 유대인 난민과 중국인은 일본 침략자의 악행을 함께 목격했다"면서 "굶주림과 전염병이 매우 심각했던 상황에서도 먹을 것을 나눠주던 중국인 이웃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상하이 유대인 난민기념관은 블루멘탈이 저술한 2차 대전 시기 상하이 피난생활을 담은 회고록의 중문판 출간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은 1947년 상하이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블루멘탈의 구술 기록이 상하이와 2차 대전 관계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됐다고 전했다.

상하이 유대인 난민기념관 천젠(陳儉) 관장은 "블루멘탈의 회고록에 대해 중국 번역가들이 반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번역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라며 "2차 대전 시기 유대인의 상하이 피난생활을 담은 그의 일화를 영문판, 중문판 등 여러 판본으로 남겨 당시의 역사가 온전하게 후대에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