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의 내용을 담은 책 2권이 동시 발간되면서 서점 진열대 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네 서점의 바람직한 배치’라는 제목으로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과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MB의 비용’이 나란히 진열된 모습이다. 서점 측은 빨간 글씨로 ‘판단은 당신의 몫’이라는 광고 문구를 써 붙였다.
두 책 사이에는 이 전 대통령이 고(故) 정주영 회장과 현대그룹에서 일하던 때를 담은 실화소설 ‘팽’도 다소곳이 자리 잡고 있다. ‘대통령의 시간’ ‘팽’ ‘MB의 비용’ 모두 지난 2일 세상에 나왔다. 이명박 정부를 평가할 수 있는 서적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서점가에 경쟁 마케팅이 등장한 것이다.
네티즌들은 “서점 주인의 디스플레이 센스가 좋네” “전부 다 사라는 마케팅이네요. 아이디어가 좋다” “아군도 적군도 모두 한권씩 사게 만드는 배치군요” 등의 반응울 보였다. 한 네티즌은 “2개를 합본으로 묶으면 어떨까”라는 의견을 보였다.
‘대통령의 시간’과 ‘MB의 비용’이 벌이는 미묘한 경쟁은 다른 서점에서도 포착됐다. 최근 여러 커뮤니티에는 판매대에 나란히 진열된 두 작품이 ‘흔한 대형서점의 싸움 구경’ ‘서점의 절묘한 책 배치’ 등의 제목을 달고 퍼져나가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무조건 한 권은 사게 될 껄?” 서점 주인의 바람직한 책 배치
입력 2015-02-09 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