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지역 한 교회가 신축·이전하는 과정에서 옛 교회 건물을 이단에게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교회는 지난해 교회를 신축·이전하면서 옛 교회 건물을 유치원으로 사용하겠다는 계약 대리인의 말을 믿고 건물 매각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리모델링 과정을 이상하게 여긴 교회 관계자에 의해 옛 교회 건물이 정통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에 매각됐다는 사실을 밝혀졌다.
매각과정에 참여했던 교회 측 대리인들은 ‘이단에 속한 단체에게는 매각할 수 없다’ 점을 수차례에 걸쳐 확인했고, 매수 대리인도 ‘매수인이 이단과 관련된 단체가 아니며 부동산업자로 딸에게 유치원을 넘겨주려고 한다’며 이단과 관련된 단체가 아님을 강조했다.
계약의 당사자였던 노회 유지재단의 대표 역시 교회를 매각한 경험이 수차례나 있어 이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회 건물을 인수한 문제의 단체는 사망한 전 교주를 하나님으로 주장하다가 현재는 살아있는 그의 부인을 어머니 하나님으로 섬기며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단체는 온라인 정보와 각종 홍보책자, 일부 우호 언론을 통해 자신들이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건전한 단체라는 사실과 폭발적인 교세를 자랑하고 있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이 단체 내부조직 봉사단체 후원회장을 맡았던 한 연예인이 이 단체가 사이비 종교 집단인 것을 알고 후원회장을 사임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 단체가 매입한 기존 교회는 전국에 20여개가 넘고 매각 대금도 1000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이 기존 교회의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사이비이단이라는 인식 때문에 지역사회에 진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교회의 건물을 인수하고 있으며 최근에 분당 지역에 500억이 넘는 교회를 280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얼려졌다.
매매 계약의 당사자인 지역교회는 70년 이상 복지와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면서 지역사회에서 깊은 신뢰를 얻고 있는 교회다.
교회는 성장의 터전을 이단에게 넘겨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 가운데 주변 시장 상인들도 이단 교회가 지역 사회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지역교회 관계자는 “이 단체가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교회 매입을 가속화 할 수 있어 건전한 교회가 하루아침에 사이비이단 교회가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심각한 주의가 요청 된다”고 말했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옛 교회건물 사이비이단에게 매각한 사실 밝혀져
입력 2015-02-09 0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