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성형수술후 가슴이 딱딱...부작용 막아주는 보형물 세계 첫 개발

입력 2015-02-09 09:28
가슴 피부가 딱딱해지는 부작용인 구형 구축이 발생한 보형물.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유방암 수술을 받은 많은 환자들은 ‘여성의 상징’을 잃었다는 상실감과 함께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는게 대부분이다.



남성이 성기를 잃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도 있을 정도다.



그래서 유방을 절제한 환자들은 가슴의 모양을 수술 이전처럼 만드는 ‘유방 재건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유방 재건술은 실리콘 등을 재료로 하는 보형물을 가슴 부위에 삽입해 절제된 조직 대신 유방의 모양을 유지시켜준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렇게 유방암 수술 후 재건술을 받고자 하는 환자들에게 건강보험혜택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유방 재건술에는 다양한 합병증이 따른다는 점. 가장 대표적인 게 ‘구형 구축’이다. 우리 몸은 이물질이 들어오면 주변에 피막을 형성하는데, 이러한 피막이 과하게 형성되어 딱딱하게 굳는 것을 ‘구형 구축’이라고 한다.



수술 후 가슴을 만져보았을 때 딱딱한 촉감이 느껴지고 모양이 변형되거나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이러한 부작용을 의심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비율은 9~11%로, 유방재건술 환자 10명 중 1명꼴로 이런 합병증을 겪고 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이처럼 가슴 성형수술 후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작용인 ‘구형구축’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탑재한 기능성 보형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유방재건수술 후 이 같은 부작용을 걱정하는 여성들에게 희소식일 수 밖에 없다.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허찬영 교수팀은 유방 보형물이 삽입되면 구형 구축이 발생하는 단계를 면밀히 살펴 본 후 구형 구축의 원인이 되는 물질(TGF-베타) 발생을 억제하는 약물(트라닐라스트)을 탑재한 보형물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허찬영 교수는 “추가적 약물 투입 없이 가슴 성형의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보형물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것”이라며 “까다롭고 객관적인 검증과정을 거친 만큼, 많이 활용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의학 저널인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최신호에 실려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