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은평뉴타운 공관을 떠나 종로구 가회동 새 공관에 입주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시장 공관이 단순한 숙소 기능 외에 시정을 24시간 지휘하는 컨트롤타워라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호화공관’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시는 혜화동 공관을 1981년부터 33년간 사용해왔으나 한양도성 보존을 위해 이전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은평 뉴타운에 임시 공관을 마련해 활용해왔다. 시는 은평 뉴타운 임시공관 전세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북촌 한옥마을 안에 있는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을 새 공관으로 임차해 이날 이전을 끝냈다. 시청까지 직선거리로 2.53km에 있는 가회동 공관은 대지 660㎡ 규모로 방 5개, 회의실 1개, 거실 1개, 마당을 갖췄다.
전세가는 실 매매가의 절반 이하 수준인 28억원이며, 계약기간은 2년이다.
공교육살리기시민연합과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 일부 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공관 인근에 몰려와 “박 시장은 ‘서민의 친구'임을 표방하며 당선된 지 6개월여만에 임차료 28억원 짜리 단독주택으로 공관을 옮겼다”며 “은평 뉴타운 공관보다 10배 이상 비싼 황제공관”이라고 비난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서울시는 호화공관이 필요한 이유로 외빈 초청 등의 이유를 대지만 궁색한 변명”이라며 “예로부터 가회동에서 대통령이 많이 배출됐는데 이번 공관 이전은 대권을 위한 과정 중 하나로 풀이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노원갑)도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 손님 초대를 운운하지만 실제로는 서울시민 등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소위 공관정치를 하기 위해 가회동에 대규모 저택으로 이사를 한다는 의혹을 짓게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박 시장이 혜화동 공관 거주기간(1년9개월) 서울시민들을 무려 77회(75회 내국인 초청, 2회 미·일 외국대사 초청)에 걸쳐 2753명에게 평균 3만7500원짜리 음식 등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서울시장 공관을 초고급 대저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시민정서에도 맞지 않는다”며 “시장공관의 운영비도 상당한 지출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인철 서울시 대변인은 “시유 재산인 시장공관은 숙소로서 기능할 뿐 아니라 내·외빈을 맞이하고 24시간 시정을 감시·감독하는 컨트롤타워”라며 “단순히 액수로 필요성을 판단할 수 없으며 시에 꼭 필요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박원순 시장 새 공관 입주…일부 단체 “호화” 비난
입력 2015-02-08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