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소방서에서 외근 소방관들에게 자필로 쓴 ‘소방관 업무 규칙’을 제출하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향신문은 부산의 한 소방서가 외근부서 직원들에게 ‘소방공무원 근무규칙과 소방공무원 당직 및 비상 업무규칙 등을 자필로 써서 제출하라’는 공문을 내렸다고 6일 보도했다. 공문은 지난달 해당 소방서의 관할 안전센터 5곳과 구조대 1곳 등에 전달됐다.
이는 매월 소방서 강당에서 열리는 직원 전원 참석 정례조회와 직장훈련을 대체한 것이다. 소방공무원은 정례조회와 직장훈련에 참석하지 않으면 감점을 받기 때문에 사실상 강제성을 띤 지시다. KNN은 한 사람 당 10장에서 많게는 18장까지 자필서를 작성했으며 이를 제출하지 않은 소방공무원은 한 명도 없다고 전했다.
공문이 내려진 직후 소방공무원 인터넷 게시판에는 “출동하기도 바쁜데 ‘빽빽이’를 제출하라니” “초등학생도 하지 않는 일”이라며 비난이 쏟아졌다. “내근 간부가 사복을 입고 방문했는데 소방관들이 알아보지 못하고 인사를 하지 않자 이를 빌미로 이런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부산소방본부 측은 “바쁜 소방관들을 배려해 조회 대신 업무규칙을 제출하도록 했다”며 “소방 업무의 근본 취지를 되새기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소방관이 A4 10장 ‘업무규칙 빽빽이’? 출동하기도 바쁜데…
입력 2015-02-08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