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으로 시아파 정권 들어선 예멘… 3년 만에 끝난 아랍의 봄

입력 2015-02-08 17:29
AFPBBNews=News1

예멘의 민주화 운동이 3년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걸프 지역 최초의 반미 시아파 정권이 등장하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마찰과 종교 분쟁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도 사나를 무력 점령한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가 무력으로 정부를 전복시키고 6일(현지시간) 임시 헌법을 선포했다. 사퇴한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대신해 후티의 안보·정보 조직인 ‘혁명위원회’가 향후 2년간 과도정부 체제로 예멘을 통치하게 된다.

2012년 2월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리의 독재가 막을 내리면서 예멘에도 ‘아랍의 봄’이 찾아왔다. 살레 전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맡았던 하디가 2년 임기의 과도정부의 대통령으로 선출돼 평화적 정권 이양을 맡았다. 그러나 정파·종파간 대립 등으로 하디 대통령은 지지 기반을 마련하지 못했다.

정부가 경제 정책을 개혁한다며 연료 보조금을 축소하면서 후티는 본격적인 반정부 행동에 나섰다. 후티는 지난해 9월 사나를 장악, 하디 정권을 무력으로 압박하더니 지난달 하디 대통령을 가택연금하면서 사실상 쿠데타를 일으켰다.

후티가 정권을 잡으면서 예멘의 종파간 내전과 남북 분단 위험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티는 예멘 북부의 시아파에 근거한 세력이지만 예멘 중·남부는 이에 반대하는 수니파 부족과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영향력 아래 있다.

인근 걸프지역 6개 국가 외무장관은 후티의 과도정부 구성에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 걸프협력이사회(GCC)는 공동성명서를 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예멘에서 일어난 쿠데타를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도 후티 정권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나섰다. 그러나 알카에다 지부 중 가장 위협적인 AQAP가 예멘 중남부를 손에 넣은 상황에서 후티를 당장 강제로 몰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