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지지율 극단적 양극화 “민주당원 79% vs 공화당원 9%”

입력 2015-02-08 17:1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산층 경제 살리기’로 대변되는 부자증세와 보편적 복지 강화 속에 지지율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의회에 제출한 2016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중산층 경제를 위해 당을 떠나 이런 이슈에 찬성하는 측과 혐력할 것”이라며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 측을 향해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이제는 정치권이 오랜 정쟁을 끝내고 새로운 경제 성공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워싱턴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뭔가 가치 있는 토론을 하라고 국민이 우리를 뽑아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인디애나폴리스 주 아이비 기술 전문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중산층 살리기 예산안을 역설했으며 특히 전문대 등록금 면제를 공언해 학생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부자증세와 보편 복지 확대의 영향으로 집권 6년차인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의 지지도 차이가 70%에 달해 지지정당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민주당원에서는 79%에 달한 반면 공화당원은 단 9%에 불과했다. 이민개혁, 오바마케어 등의 현안을 놓고 집권 민주당과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강하게 대립하는 양상이 유권자들에게도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 격차는 갤럽이 미국 대통령 지지도를 조사한 1953년 이래 역대 공동 5위다. 양극화가 극에 달했던 시기는 오바마 대통령 집권 4년차인 2013년으로 민주당원의 86%, 공화당원의 10%가 그를 지지해 격차가 76%포인트에 달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집권 4년차 때도 공화당원의 91%가 그를 지지했으나 민주당원 지지율은 15%에 불과해 똑같이 76%포인트 차이가 나기도 했다. 두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임기 6년째에 유권자 성향별로 소속당 79%, 반대당 9%의 똑같은 지지율을 얻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