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오후청 상무부장(장관)이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에 근무하던 아들 가오줴(32)의 고용을 지속시키는 조건으로 편의를 봐준 의혹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JP모건 내부 이메일과 사내 관계자를 인용, 가오 부장이 상무부 부부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JP모건에 이같이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이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로 조사에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WSJ에 따르면 JP모건의 팡팡 전 중국 투자은행 부문 대표는 2008년 개비 압델누어 아시아 태평양 회장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가오후청이 아들 가오줴가 JP모건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랜 시간에 걸쳐 설명했다”며 “반복적으로 JP모건을 돕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어떤 것이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가오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된 2008년 해고통지를 받았지만 다시 구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줴는 2010년 9월 JP모건을 나와 BNP파리바와 크레디스위스를 거쳐 2013년 1월부터 골드만삭스 홍콩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가오줴는 입사 당시는 물론 근무기간 평판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가오줴가 JP모건 채용 면접시험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서 “JP모건에 재직할 때는 인사부 직원에 저속한 메일을 보내는 등 잘못을 여러 차례 저질렀고 상사가 ‘유치하고 무책임하며 믿을 수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상무부는 JP모건과 같은 투자 은행의 직접적인 감독기관은 아니지만 투자은행들이 관계하는 중국 내 인수·합병(M&A)을 관리하고 있어 업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오후청은 2013년 상무부장으로 취임했다. JP모건은 중국의 정·재계 고위 인사의 자녀들을 채용해 로비한 의혹을 받아 왔다. 이 때도 팡팡 전 대표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 상무부장, JP모건에 편의 봐줄테니 아들 해고 말아라 제안 파장
입력 2015-02-08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