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상승의 주역인 기관투자가의 매수세가 이달 들어 주춤하자 개인투자자가 대신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39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959억원, 87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는 개인이 63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기관(140억원)을 앞질렀다.
개인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지난 5일 코스닥지수가 600선을 돌파하는 데 개인투자자의 추격 매수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특히 돈을 빌려 코스닥 투자에 나서는 개미투자자들이 늘어났다. 지난 5일 기준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2조9309억원으로 코스피(2조7088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많았다. 코스피의 잔고가 2조6000억∼2조7000억원 사이에서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인 것에 비해 코스닥 잔고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개미들의 ‘바이 코스닥’ 열풍이 거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은 대형주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 프리미엄을 갖추고 있어 주가 상승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5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1조원 이상 18개 종목 가운데 저성장 국면에서 성장성 프리미엄이 부각되고 있는 종목은 12개에 이른다. 코스닥 시총 1위 다음카카오는 핀테크(금융+IT기술)주로 꼽히고, 2위 셀트리온과 메디톡스, 내츄럴엔도텍은 바이오주로 분류된다. 컴투스와 웹젠, 게임빌은 모바일 게임주, CJ E&M과 로엔은 엔터테인먼트주, 이오테크닉스와 원익IPS는 IT부품주, 콜마비앤에이치는 화장품주에 속한다. 반면 코스피 시총 18위 내 기업들 가운데 경쟁 심화나 수요국의 경기둔화 등 악재를 안고 있는 종목은 8개나 된다.
코스닥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과열을 우려하면서 조정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결정을 계기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대형주가 상승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소형주가 최근처럼 압도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은 대표성이 짙은 기업에 악재가 터지면 여파가 해당 기업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시장 전체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코스닥지수가 600까지 달릴 수 있었던 것은 핀테크·게임·휴대전화 부품주 등 덕분인데 이들 기업 중 실적 노이즈가 생기면 차익 실현 신호로 인식되며 지수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개미들 ‘바이 코스닥’ 열풍 거세다…“과열 주의” 목소리도
입력 2015-02-08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