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고려 귀화 베트남 왕자 이용상 일대기 영화 만든다

입력 2015-02-06 21:01
13세기 본국의 정변을 피해 고려에 귀화한 베트남 왕손 이용상(1174~?)의 일대기가 한국과 베트남 정부의 지원 아래 영화로 만들어진다.

하노이를 방문 중인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6일 문화 콘텐츠 관련 간담회에서 양국간 첫 인적교류의 주인공인 화산 이씨의 시조 일대기를 영화화하는 작업에 지원을 약속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협력 차원에서 합작 영화 제작을 지원해 달라는 CJ측과 베트남 관리들의 요청에 김 장관이 호응한 것이다. 그는 “우리의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전하는 종전의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베트남의 화려한 문화를 받아들여 우리의 문화도 살찌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황 뚜언 아잉 문화관광부 장관과 응웬 쑤언 푹 부총리 등 베트남 고위 관리들도 이용상의 일대기가 영화화되면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큰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아잉 장관은 “영화 대본이 나오는대로 직접 검토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후원 의사를 밝혔다.

CJ E&M 관계자는 “‘이용상’이라는 인물을 통해 양국의 오랜 인연을 알리는 작품인 만큼 양국간 문화교류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대본은 양국 작가의 세부 조율과 고증을 거쳐 오는 4월에 최종 완성되고 내년 하반기 베트남 전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리 왕조 영종 황제의 일곱째 아들인 이용상은 1226년 정변이 발생하자 박해를 피해 중국으로 가려다 태풍을 만나 고려 옹진반도에 정착했으며 이후 몽골군을 격퇴하는 공을 세워 고려 고종으로부터 화산 이씨라는 새 성을 받아 일가를 이뤘다. 그의 후손들은 대제학 등 높은 관직을 맡는 등 명문가로 이름을 날려 성공한 귀화인 가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