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려서…” 소환 거부 라응찬, 검찰 출두

입력 2015-02-06 16:59

알츠하이머병(치매)을 이유로 ‘신한금융 사태’ 법정 증인 출석과 검찰 소환을 거부하던 라응찬(77)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6일 검찰에 출두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선봉)는 신한 사태 때 불거진 ‘남산 3억원’ 의혹과 관련해 라 전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비자금을 조성해 이상득 전 의원 등 정치권에 전달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캐물었다. ‘남산 3억원’ 의혹은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의 횡령 사건 수사·재판 과정에서 불거졌다. 검찰은 이 전 행장이 2008년 2월 중순 남산 주차장 입구에서 성명 불상자를 만나 3억원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구체적 전달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라 전 회장 지시로 3억원이 전달됐고 돈의 최종 행선지는 이 전 의원으로 알려졌다며 2013년 2월 라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라 전 회장은 이외에도 신 전 사장을 퇴출시키기 위해 계좌를 불법 조회한 혐의 등 신한 사태와 관련해 여러 건 고발당했다.

라 전 회장은 치매를 이유로 법정 증인출석 요구를 3차례 거절했었다. 2013년 출석해서는 답변을 회피하기도 했다. 검찰도 라 전 회장의 건강 문제로 고발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라 전 회장이 농심의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되며 ‘위장 치매’ 논란이 불거졌다. 라 전 회장은 농심 사외이사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