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남북 비밀접촉 등의 내용을 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작심한 듯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류 장관은 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특강을 갖고 “최근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썼는데 그 뒤에 있는 내용을 다 알고 있다”며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알고 있다고 해서 다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통일부는 이 회고록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공식 입장 외에는 말을 아껴왔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공식 입장을 반복했다.
류 장관은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통일부와 외교부를 합쳐 외교통일부를 만들려고 했던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2008년에 통일부가 없어질 뻔했다”며 “지금도 직원들은 그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본부 직원 80명의 옷을 벗겼다.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일 분단국이니 전담부서를 만들었다면 힘을 실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떠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 대화를 하게 되면 5·24조치를 해제할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경제협력은 지금 5·24조치 때문에 안 되고 있지만 사실 5·24에 대해선 정부에서 스터디를 다 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이) 싸우더라도 만나야 한다. 만나면 분명히 북한은 또 꼼수를 쓸 것이고 약속을 안 지킬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그럼에도 만나야 하며 약속을 지키라고 끊임없이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류길재 “알고 있다고 다 말하면 안돼”
입력 2015-02-06 1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