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개발기구 한국월드비전(회장 양호승)은 6일 ‘세계 여성할례 철폐의 날’을 맞아 소말리아 여성할례피해자에게 수술 및 자립 지원 후원금 10만 달러(약 1억 900만원)를 지원했다.
여성할례(FGM·Female Genital Mutilation)는 성인식 의례 중 하나로 여성의 외부 생식기 일부를 제거하는 시술이다. 유엔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소말리아, 시에라리온 등 29개국 1억2500만명이 할례를 경험했다. 하지만 의료 장비 없이 집에서 시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할례를 경험한 여성은 질과 방광, 항문 사이에 잘못된 샛길이 생기는 ‘산과적 누공’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산과적 누공에 걸린 환자들은 대소변을 조절하지 못해 감염으로 고생할 수 있고 출산 시에 극심한 통증과 난산을 겪는다.
여성 98%가 할례를 경험하는 소말리아에서 월드비전은 질 누공 전문 병원과 협력해 병동 건축과 무료 수술 지원, 장거리 거주 환자를 위한 여비 지원, 여성할례 근절을 위한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식량 지원 및 창업 교육을 진행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산과적 누공으로 인한 악취로 남편과 친구, 이웃을 잃은 파티마 알리씨는 “월드비전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은 뒤 새로운 삶이 찾아왔다”고 했다. 그는 “내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사람들은 나를 ‘이스쿠 푸란(열려있는 사람)’이란 모욕적인 별명을 부르며 피하곤 했다”며 “월드비전의 소개로 수술을 받은 뒤 소변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한국월드비전은 2008년 이후 매년 소말리아 여성할례 피해여성에게 지원해왔다. 한국월드비전 관계자는 “이 순간에도 성인식이란 미명 아래 할례를 당하는 어린 소녀들에 대한 도움이 절실하다”며 “여성할례에 대한 바른 이해와 고통 속에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관심을 갖는 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월드비전, 6일 세계여성할례철폐의 날 맞아 소말리아 여성할례피해자 지원
입력 2015-02-06 13:50 수정 2015-02-06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