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사고 발생한 광주 대화아파트 주민들 밤새 찜질방에서 쪽잠

입력 2015-02-06 10:08
광주광역시 봉선동 대화아파트 주민들이 난데없는 옹벽 붕괴사고로 당분간 찜질방과 경로당 신세를 지게 됐다. 추운 겨울인데도 따뜻한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불편한 쪽잠을 청하게 된 것이다.

광주시와 남구는 5일 새벽 발생한 아파트 뒤편 수직 옹벽의 붕괴사고 이후 2차 붕괴가 우려됨에 따라 대화아파트 103동과 102동 주민 490여명을 긴급 대피하도록 했다고 6일 밝혔다.

시와 남구는 대화아파트와 인근 라인아파트 경로당, 봉선동 VIP온천사우나와 연화사우나 등 4곳을 임시 대피소로 운영하고 있다. 사고 당일 이곳에서는 사고지점과 인접한 대화아파트 103동 주민 등이 가족단위로 쪽잠을 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은 대부분 갑작스런 사고로 옷가지를 충분히 챙겨 나오지 못해 불편한 하룻밤을 보냈다.

찜질방과 경로당 한켠에 이부자리를 편 이들은 “내집을 두고 쫓겨나듯이 대피하고 보니 난민신세나 다름없다”며 장탄식을 쏟아냈다.

남구 자원봉사센터 등에서 준비한 밥과 반찬으로 끼니를 해결했지만 무너진 철근 콘크리트 해체 등 복구작업과 안전진단 등으로 집에는 언제나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시와 남구는 당초 인근 초등학교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했으나 난방 문제가 여의치 않아 대피 장소를 수면실과 목욕시설을 갖춘 찜질방 등으로 급히 변경했다. 시와 남구는 5일 오후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우선 대형 마대(톤백)로 방호벽을 구축했다. 마대자루를 층층이 쌓아올려 방호벽을 만든 것이다.

또 사고현장에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 20여대를 투입해 흙더미에 묻힌 차량을 꺼내 옮기고 흘러내린 추사를 치우는 등 밤샘 복구작업을 벌였다.

흙을 걷어낸 경사지는 우선 비닐로 덮어두고 혹시 붕괴사고 시간에 차량 안에서 머물다가 붕괴사고를 당한 입주민이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이어 6일 오후에는 안전진단 기관의 판단을 근거로 지반이 약화된 경사지 일부를 깎아내는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옹벽 복구는 정밀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는 10여일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93년 9월 준공된 대화아파트는 3개동 315가구에 1000여명이 살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