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한국에서만 인기 있다”… 소트니코바 매니저의 정신 승리?

입력 2015-02-05 17:54
국민일보 DB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9·러시아)의 매니저가 김연아(25)를 조롱했다. “열광적인 인기는 한국에서만 있다”고 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소트니코바는 매니저의 발언으로 다시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소트니코바의 매니저 아리 자카리안은 5일 러시아 스포츠지 ‘스포르츠닷루(Sports.ru)’와 가진 인터뷰에서 빙상 선수들의 상업적 성공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설명하면서 김연아를 언급했다. 자카리안은 ‘선수의 가치를 상승하는 요인으로 대륙선수권 우승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우승은 선수의 이미지, 카리스마와 연결된다. 인지도 상승에 기여한다”며 러시아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예브게니 플루셴코(33), 미국의 피겨 전설 미셸 콴(35), 김연아를 차례로 언급했다.

자카리안은 “플루셴코는 유럽에서 관중석을 가득 채울 능력이 있다. 콴도 같은 존재였다”며 “그러나 김연아는 모든 타이틀을 보유했지만 오직 한국에서만 열광적인 인기를 얻었다. 다른 국가에서는 흥미를 끌지 못한다”고 말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과 다수의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 및 세계선수권대회 타이틀을 보유한 김연아의 가치를 절하한 발언이었다.

자카리안은 “올림픽 금메달은 선수의 위상을 바꾼다. 수십만 명이 평생 올림픽 금메달을 쫓는다”며 소트니코바가 나이키 등 스포츠브랜드와 계약한 점을 앞세웠다.

소트니코바는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최종 합계 224.59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연아(24)는 219.11점으로 은메달이었다. 세계 언론과 팬들은 소트니코바의 경기력과 연기력이 김연아를 넘어설 수준이 아니었다면서 비난을 퍼부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와 2014~2015시즌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 등 대부분의 주요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올림픽 편파 판정 논란에 불을 붙였다. 유럽선수권대회 불참으로 논란은 더 커졌다.

피겨스케이팅 팬들은 들끓었다. 자카리안의 발언으로 소트니코바는 다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SNS에서는 “소트니코바의 정신 승리” “소트니코바의 인기는 러시아만이 아닌 심판들에게도 있다” “올림픽 금메달은 말이 아니라 이후의 실력으로 증명하면 된다. 출전하지 않는 선수의 매니저가 누구를 평가하는가” “소트니코바가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날 방법이 김연아를 물고 늘어지는 것뿐이라고 생각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