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과잉 나태해진다고?” 김무성 발언 역풍

입력 2015-02-05 17:24

“과잉복지 시늉이라도 하고 그런 얘기를 해라. 복지예산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최하위인데 무슨 과잉을 운운하냐”

“당신들이 나태한 이유를 이제 알겠네. 당신들 복지나 월급부터 줄이자”

“골프혜택은 창조경제구 국민들 복지는 나태해질까봐 걱정하는 거야? 이런”

“국민을 얼마나 무시하면 저런 발언을 할까? 묻지마 투표가 부른 참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5일 “복지과잉으로 가면 국민이 나태해진다”고 발언했다가 인터넷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제38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경제를 살리는 정치’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복지수준의 향상은 국민의 도덕적 해이가 오지 않을 정도로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복지과잉으로 가면 국민이 나태해지고, 나태가 만연하면 부정부패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잉복지로 재정적자에 허덕이다 유로존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그리스를 사례로 들었다.

김 대표는 “복지는 재원이 없으면 안 된다”며 우리나라의 낮은 조세율과 불안한 국가재정 건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19.8%로 영국 29.1%, 이탈리아 29.6% 등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는 우리나라 부채비율이 35.8%로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세계 14위라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주장을 반박하며 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하면 부채비율이 60∼70%로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초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진입, 정치권의 ‘표퓰리즘’에 따른 복지욕구의 증대 등으로 국가채무가 급증하고 있고, 경제활력이 크게 저하됨에 따라 우리 경제도 늙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복지는 늘려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우리는 유럽, 일본식 복지모델이나 한국형 복지모델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기점에 놓여 있고 그래서 어떤 유형의 복지제도를 만들지 더 치열한 논쟁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식 복지를 원한다면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겠지만 이런 증세는 국민에게 물어보고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각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1만개 넘는 댓글이 달리며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복지과잉으로 가면 나태해지는 것 맞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복지 과잉이 아니라 복지 빈곤국인데, 과잉이라는 말을 쓰는게 웃긴거지. 복지 과잉이면 나태해진다는 말은 맞소. 그런데 우리나라가 지금 복지 과잉이라 보는 거요. 그렇다고 본다면 제 정신이 아닌 자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골프산업 활성화 발언과 연계해 “더 가관인 건 골프 활성화나 외치고 있으니 정말 웃긴다”는 반응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오바마도 부자증세에 올인하고 있다. 부자증세는 시대적 흐름이며, 세계의 대조류다. ‘부자증세’가 그 답이다”는 해법도 제시하고 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