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하나·외환은행 통합과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협상이 지지부진할 때는 노사 합의 없이도 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법원이 통합절차를 중단하라고 하자 이 결정이 본인의 발언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신 위원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법원의 결정은 노사 간 협의를 더 주문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그동안 일관되게 노사 합의를 주문했던 저의 태도와 배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12일 정무위에서는 노사간 합의 없이 통합 신청서를 제출해도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하나·외환은행 합병 절차를 중단시켜 달라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가처분 신청을 지난 4일 받아들였다. 2012년 당시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 합의서’는 노사 양측이 합의한 사항으로 여전히 효력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법원 판결 이후 하나금융은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금융위에 제출했던 통합 예비인가 승인 신청을 철회했다. 하나금융은 또 이번 가처분 결정에 대해 법원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금융위의 2%대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과 국토교통부의 1%대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의 정책목표가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가계대출 수요에 여러 측면이 있는만큼 두 상품은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해명했다. 급증하는 가계대출과 관련해 한편에서는 가계대출 리스크를 낮추려고 하고, 다른 편에서는 빚내서 집을 사라고 부추긴다는 비판에 대한 답변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7개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업, 외환)이 거둬들인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282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7개 시중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2010년 2142억원에서 지난해 2825억원으로 31.9% 증가했다. 5년전과 비교하면 누적금액은 1조278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의 67%(1896억원)는 가계대출 관련 수수료였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하나-외환 통합 놓고 오락가락하는 신제윤
입력 2015-02-05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