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축산자원의 보고(寶庫)인 국립축산과학원(축산자원개발부)이 구제역 비상에 걸렸다. 이곳에서 불과 1㎞ 떨어진 충남 천안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5일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분쯤 천안시 성환읍의 한 돼지 농장에서 ‘돼지 150여 마리가 서지 못하고, 수포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방역팀이 현장에서 간이키트 검사를 한 결과 1마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충남도 방역대책본부는 일단 의심 증상이 나타난 돼지 150여 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했으며, 구제역 여부는 6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농장 근처에는 6개 농가에서 8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축산자원의 최후 보루인 국립축산과학원이 이 농장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는 것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430만㎡에 이르는 광활한 농장에서 씨돼지 1200마리와 소 360마리를 기르고 있다.
가축 전염병 예방을 위해 생체 수입이 금지된 상태에서 이 곳의 동물들은 국내 유일의 씨가축 자원이나 마찬가지이다.
2011년 2월에도 사육 중인 일부 돼지가 구제역에 걸려 살처분되기도 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감염 경로를 찾기 위해 역학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며 “3㎞ 내 6개 농장에서 8000마리를 키우고 있어 이동제한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살처분 완료 후 임상증상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현장 초소를 운영해 차량과 인력 등의 출입을 통제할 계획”이라며 “발생지 인근에서 사육중인 우제류(소·돼지 등 발굽이 두 개로 구제역에 걸리는 동물)에 대한 예찰과 차단방역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축산자원의 보고’ 천안 국립축산과학원도 구제역에 뚫리나
입력 2015-02-05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