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비상대책위원장 임기를 마무리하는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위원장이 5일 자신의 두 번째 임기를 ‘A-’ 학점으로 평가했다. 문 위원장은 2013년 5월 첫 번째 비대위원장 임기를 마치면서는 ‘F’ 학점을 매겼었다.
문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서의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지지율을 비롯해 권리당원 숫자의 증가 등 구체적인 성과가 있어 ‘A-’는 가는 것 같다”면서 “스스로는 만족하지만 또 자신만의 기대치도 있기 때문에 ‘A+’는 조금 그렇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비대위 출범 당시 13~16%에 머물던 지지율이 이제는 30%선에 육박했다”며 임기 내 두 배 이상 상승한 당 지지율을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지지율 상승은 우리가 싸우지 않는 정치, 약속을 지키는 정치, 말보다 실천하는 정치에 앞장선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대화와 협력에 앞장 선 것이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9월 말 국회 등원과 새해 예산안의 법정기한 내 처리 등 국민과의 약속 이행도 지지율 상승에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국회의원 세비 동결, 출판기념회 중단 등 정치혁신안도 성과였다.
‘포청천’이라는 별명답게 강경파 등의 기강잡기용으로 ‘개작두’를 언급해온 문 위원장은 “개작두가 효과를 봤다. (싸우지 않는 정치를 한) 제1공로자는 개작두”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인적쇄신과 남북관계 개선을 주문했다. 문 위원장은 “집권 3년차가 매우 중요한데 동력을 가지려면 읍참마속 하듯 내각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5·24조치를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면 돈 한 푼 안 들이고 지지율 10%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전당대회 개최 직전 불거진 ‘룰 변경 논란’은 오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문 위원장은 이에 대해 “최근 논란은 계파 갈등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면서 “해석과 관행, 상식에 따라 한 것일 뿐 룰을 변경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가 대한항공에 처남 취업을 부탁했다는 의혹도 2기 비대위의 ‘옥에 티’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으로는 탈당 사태를 꼽았다. 문 위원장은 “고치자, 혁신하자는 얘기는 언제든 할 수 있지만 탈당은 다르다”며 “탈당을 결의했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서러웠다”고 기억했다.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두 번째 비대위원장 임기 내려놓는 문희상
입력 2015-02-05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