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낸 박지성 “은퇴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무릎 부상… 아쉬움 없어”

입력 2015-02-05 19:22

지난해 5월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빛나는 별 중 하나였던 박지성(34)은 23년간의 축구선수 생활을 마쳤다. 결혼 후 영국으로 건너가 축구 행정가로서의 새 삶을 준비하고 있는 박지성이 5일 자신의 선수 생활을 총정리한 ‘박지성 마이 스토리’(한스미디어)를 출간했다. 은퇴 후 첫 책이며, 그의 세 번째 책이기도 하다.

박지성은 은퇴 이야기로 책을 시작한다. “은퇴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무릎 부상”이라며 “더는 뛸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퇴 전 자신의 무릎 상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이 책에서 상세히 밝힌다. K리그로 오지 않은 이유 중 하나도 영국에 비해 너무 딱딱한 한국의 잔디구장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복귀 논란과 관련해서도 “무릎이 말을 듣지 않을 만큼 망가져 있는데 대표팀 복귀라니”라며 “내가 대표팀에 합류하더라도 경기는커녕 훈련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현역 선수 시절 한 번도 울지 않았다”고 한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남달랐다. “울지 않았다고 해서 분하고 억울했던 적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럴 때면 그냥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오늘은 여기까지구나. 그래 오늘은….’”

박지성은 미디어가 자신에게 붙여준 별명 중 ‘강심장’이란 말에는 정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엄청 긴장하면서 경기에 나서는 스타일”이라고 고백한다. 그에게 비결은 강심장에 있었던 게 아니라 집중력에 있었다. 그는 “90분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경기에 완전히 몰입했다”며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잘했던 것도 정말 절실하게 그 경기에 집중했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책은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박지성이 쓴 200페이지 분량의 에세이로 단순한 회고담이 아니라 선수 생활에서 터득한 소박하지만 단단한 교훈들을 곳곳에 박아 넣었다. 2부에서는 박지성의 선수 시절 기록들을 종합했다.

박지성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여러 차례 밝힌 것처럼 축구 감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한축구협회나 아시아축구연맹(AFC), 국제축구연맹(FIFA) 등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축구인 박지성의 롤 모델은 프랑스의 전설적 선수 출신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인 미셸 플라티니인 듯 하다.

“이제 아시아에서도 플라티니처럼 선수로서의 경험과 이론적 체계를 갖춘 행정가가 필요하고 또 나올 때도 됐다. 나도 FIFA와 AFC 어디건 직책을 떠나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