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유 재고량이 80여년 만에 최고치로 늘어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60달러(8.7%) 하락한 배럴당 48.45달러에 마감했다. 하루 하락 비율로는 지난해 11월 28일 이후 가장 컸다. 이에 따라 4거래일 연속 올라 전날 올해 최고 가격을 기록했던 WTI의 가격은 다시 50달러 아래로 주저앉았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3.62달러(6.25%) 내린 54.29달러에서 거래됐다.
이날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비축량이 수십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비축량이 전주보다 630만배럴 증가한 4억 1300만배럴이라고 발표했다. 주 단위 통계가 시작된 1982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며, 월 단위로는 1930년 이후 8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EIA는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석유 재고가 여전히 많다면서 따라서 유가가 30달러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보고서는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하루 100만∼150만배럴 초과하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시장 수급 균형이 회복되려면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더 큰 폭으로 줄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가가 내려갔지만 미국 셰일오일 ‘빅3'의 생산이 절정 때보다 9% 감소한 데 그쳤다”면서 “업체들이 생산량을 낮추는데 앞으로도 몇 개월이 더 걸릴 것이기 때문에 석유 가격 하한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낮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미국 원유재고 80년 만에 최고, 국제유가 8.7% 급락
입력 2015-02-05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