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원’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사업...2파전

입력 2015-02-05 16:00

18조원이 투입되는 한국형전투기(KF-X) ‘보라매’ 사업을 놓고 유럽 에어버스D&S와 미국 록히드 마틴을 각각 파트너로 한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쌍발 전투기 유로파이터의 제작사 에어버스D&S와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맺기로 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대한항공은 조만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은 9일까지 보라매 사업의 체계개발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공군주력전투기 KF-16보다 우수한 미들급 전투기 120대를 우리 손으로 생산하는 보라매 사업에는 KAI가 단독으로 입찰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항공이 ‘땅콩회황’으로 어려운 처지인데다 오랜 협력사였던 미국 보잉사가 소극적이어서 참여가 힘들 것으로 보여서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보잉 대신 에어버스D&S와 손을 잡고 보라매 사업에 출사표를 내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투자 여력면에서 KAI보다 앞서고 있다. 실제 전투기를 개발한 경험은 없지만 에어버스D&S로부터 쌍발전투기 생산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형 전투기는 쌍발기로 개발된다. 항공기사업에 필수적인 핵심기술이전을 꺼리는 미국과 달리 유럽은 기술이전에 보다 적극적이다. 미국기술을 도입하면 수출시 매번 까다로운 수출승인서(E/L)을 받아야 하지만 유럽 기술을 가져오면 이런 장애가 없다는 것도 유리하다. 에어버스D&S가 인도네시아와 사업경험이 많다는 것도 고려요소가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총사업비의 20%를 투자할 예정이다.

반면 KAI는 국산 고등훈련기 T-50과 경공격기 FA-50, 국산 헬기 ‘수리온’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면에서는 앞서 있다. 이번 사업에 대비해 현재 1400여명인 연구 인력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문제는 KAI의 협력업체인 록히드 마틴이 어느 정도 핵심기술을 이전하느냐이다. 록히드 마틴은 핵심분야인 레이더와 각종 항전장비에 대한 기술이전이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입찰서 접수를 마감한 뒤 평가를 거쳐 3월중 우선협상대상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